
Martin Pettitt · CC BY 2.0
K-드라마가 16부작 대신 12부작으로 나오는 이유
16부작 시즌은 오랫동안 불문율처럼 여겨졌지만, 한국 드라마는 점점 10~12부작, 분할 시즌, 더 타이트한 구성으로 제작되고 있다. 이러한 변화의 원인과 팬들이 정주행 전에 회차 수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살펴본다.
20년 동안 16부작 K-드라마는 거의 자연 법칙처럼 취급됐다. 8주 방송, 주 2회, 로맨스가 숨 쉬고 복수극이 제대로 터질 수 있는 깔끔한 감정선. 그런데 그 공식이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. 최근 신작 드라마 중 상당수는 10부나 12부로 나오고, 어떤 작품은 몇 달 간격으로 공개되는 두 개의 짧은 시즌으로 쪼개지며, 장르에 따라 14부나 20부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. 이제 회차 수는 그냥 지나치는 배경 정보가 아니다. 앞으로 보게 될 드라마가 어떤 종류인지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신호 중 하나다.
가장 눈에 띄는 원인은 제작 쪽에 있다. 한국 드라마는 점점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자금과 편성으로 제작되는데, 이들은 긴 주간 방송보다 짧고 몰아보기 좋은 시즌을 선호한다. 회차를 줄이면 단일 작품의 리스크가 낮아지고 회차당 예산을 더 넣을 수 있어서, 로케이션 촬영, 액션, 더 탄탄한 대본으로 이어진다. 반면 방송사는 몇 달씩 황금 시간대를 지킬 수 있는 장기 편성을 여전히 중요하게 여긴다. 그래서 결과는 양분된 지형이다. 케이블과 스트리밍 작품은 짧아지는 쪽이고, 대형 방송사의 주말 가족 드라마는 여전히 긴 경우가 많다.
장르도 한몫한다. 스릴러, 법정물, 오피스 드라마는 점점 10~12부로 자리 잡는데, 단일 사건이나 압축된 시간선을 기반으로 이야기가 짜이기 때문이다. 목표가 정해진 복수극이 대결까지 가는 데 16시간이 필요하지 않고, 작가들도 예전에 중반을 늘리던 곁가지 줄거리를 과감히 덜어내는 데 익숙해졌다. 반대로 로맨스는 여전히 더 긴 활주로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. 관계가 천천히 쌓이는 과정 자체가 팬들이 보러 오는 상품이기 때문이다.
단편화 흐름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예가 바로 12부작 프리미엄 드라마의 부상이다. 플랫폼이 공개 사이에도 화제성을 유지하려고 6화씩 두 번에 나눠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. 또 다른 예는 분할 시즌 모델로, 하나의 이야기를 몇 달 간격으로 나눠 공개해 제작진이 더 신경 써서 촬영할 수 있게 하고, 전반부가 기대감을 쌓게 한다. 팬들은 이제 시작 전에 회차 수를 확인하는 법을 배웠다. 클리프행어로 끝나는 12부작은 마지막 주에 모든 걸 매듭짓는 16부작과 체감이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.
팬 경험 측면에서 짚을 만한 장점도 있다. 짧은 시즌은 새로 입문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기 쉽고, 다시 보기도 쉽고, 중반이 늘어지는 이른바 '중반 늘어짐'이 생길 가능성도 낮다. 긴 드라마가 결말 전에 처지는 그 악명 높은 구간 말이다. 또한 많은 시청자가 이제 주말에 몰아보는 방식으로 보는 흐름에도 맞는다. 두 달짜리 약속 대신 주말 한 번이면 된다. 물론 대가도 분명하다. 회차가 적으면 사랑받는 서브 남주나 천천히 타오르는 조연 로맨스가 설 자리가 줄어들 수 있고, 매주 함께하는 긴 동반자의 편안함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도 있다.
팬에게 이 변화가 주는 의미는 실용적이다. 회차 수와 공개 방식을 뒷생각이 아니라 작품의 전제 일부로 읽어야 한다. 10부작 스릴러는 속도감을 약속하고, 20부작 주말 드라마는 몇 달을 함께 사는 한 가족을 약속한다. 어느 쪽이 더 낫다기보다, 지금 내 기분에 맞는 형태를 고르는 것이 현명한 시청의 일부가 됐다. 16부작 시대가 끝난 건 아니지만 더 이상 기본값은 아니며, 이런 변화를 외면하는 드라마가 오히려 늘어지는 느낌을 주기 십상이다.